[열역학 법칙] 열역학 제0법칙이란 무엇인가?

 열역학은 제0법칙부터 제3법칙까지, 총 4가지 법칙을 근간으로 둔 학문입니다. 제1법칙과 제2법칙은 19세기 중반, 제3법칙은 20세기 초반에 발견된 반면 제0법칙은 오히려 가장 늦은 1930년대에 제시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순서가 앞선 0법칙이 된 이유는 그만큼 열역학의 기본 출발점이 되는 원리를 서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열역학 제 0법칙 : 열평형의 법칙

 열평형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열역학 제0법칙(the zeroth law of thermodynamics)은 서로 다른 두 계 A와 B가 각각 또 다른 계 C와 열적 평형상태를 이룬다면, A와 B는 서로 열적 평형상태에 있다는 법칙입니다.

 여기서 두 계간 열적 평형상태는 열평형(thermal equilibrium)을 뜻하는 말입니다. 열역학 제0법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열평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열평형이란, 각 계 내부와 외부에서의 열의 이동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데요. 이는 곧 각 계의 온도가 같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다 쉽게 설명하자면, 서로 다른 온도의 두 물체가 붙어 있다면, 뜨거운 물체에서 차가운 물체로 열이 전달되는 것이 자연적입니다. 반면, 원래 온도가 같은 두 물체는 열 이동이 없기 때문에 계속 온도가 같은 상태로 유지됩니다. 즉, 열의 이동은 온도 차이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서로 다른 온도의 두 물체는 충분한 시간이 지났을 때 결국 동일한 온도를 가지게 됩니다. 뜨거운 물체는 열을 방출하여 온도가 내려가고, 차가운 물체는 열을 흡입하여 온도가 올라가 결국 어떤 특정 온도에 함께 도달하게 되지요. 그러면 더 이상 열의 이동도, 온도의 변화도 없게 됩니다. 이 상태가 바로 열평형 상태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열평형 상태라는 것은 두 계간의 열 이동이 없으며 온도 차이도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열역학 제 0법칙으로 돌아오면, '열적 평형상태'를 '온도 차이가 없는 상태(동일한 온도)'로 치환할 수 있겠습니다. 곧 열역학 제0법칙은 물체 A와 C의 온도가 같고 물체 B와 C의 온도가 같다면, 물체 A와 B의 온도 역시 같다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열역학 제 0법칙의 본연의 의미

 열평형에 대해 서술하는 열역학 제0법칙은 모든 물체가 온도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내포하기 때문에 온도(temperature)의 존재를 설명해주는, 열역학의 출발점에 있는 법칙으로 상징성을 가집니다. 때문에 다른 법칙들에 비해 늦게 공인되었지만 제0법칙이라는 지위를 갖게 된 것이죠.

 또한 열역학 제 0법칙은 온도 측정의 기초 근거가 됩니다. 제0법칙의 정의에서 물체 C를 온도계(thermometer) 또는 검온기로 생각해볼까요? 온도계와 해당 물체가 열평형을 이루면 그 눈금을 통해 우리는 물체의 온도를 표시할 수 있으며, 접촉하지 않은 물체들도 온도계의 눈금이 같다면 서로 열적 평형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열역학 제0법칙은 온도 측정의 기초 원리를 제공해주는 중요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제0법칙에서 중요하게 다룬 '열적 평형상태'는 '열에너지의 양의 평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열에너지(또는 열)와 온도는 다릅니다. 때문에 물체의 열에너지가 많고 적음에 따라 열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온도의 높고 낮음에 따라 열이 이동하게 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물체의 열에너지가 서로 같아도, 온도가 서로 다르면 열 이동이 발생하며 온도가 같아져야 비로소 열평형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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