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기주의란, 자기 지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주의입니다. 국가의 이익이나 다른 지역의 이익은 나몰라라 한 채, 오로지 자기 지역에 돌아오는 이득과 행복만을 지향하는 태도이지요. 지방자치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지역이기주의가 심해졌습니다만, 이는 비단 대한민국에서만 겪는 문제는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역이기주의로 인한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님비(NIMBY) 현상, 핌피(PIMPY) 현상, 바나나(BANANA) 현상, 임피(IMPY) 현상, 님트(NIMT) 현상, 님투(NIMTOO) 현상, 핌투(PIMTOO) 현상이 있답니다.
님비현상과 바나나 신드롬 알아보기
님비현상과 바나나 현상은 유사한 지역이기주의 현상입니다.
∇ 님비현상(NIMBY syndrome)은 'not in my backyard'라는 영어 어구의 단어 앞글자만을 딴 용어입니다. 한국말로는 "내 뒷마당에는 안돼"라는 뜻이죠? 님비현상은 부정적인 이미지의 시설들이 자기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현상입니다. 부정적인 이미지의 시설들은 사회적으로 불결하거나 비위생적인 시설, 위험시설, 혐오시설 등으로 치부되는 시설들인데요.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장애인시설, 교도소, 분뇨처리장, 하수처리장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설들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인식은 이른바 '땅값이 떨어진다"는 표현을 통해 단편적으로 알 수 있죠.
문제는 이러한 시설들이 범국가적으로는 전체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입니다. 정부는 공공의 편익을 늘려야 하니까요. 주민들의 지나친 이기주의가 님비현상을 일으키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이 해당 시설들의 필요성과 공익적 가치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님비 표현대로 'my', 내 뒤뜰만큼은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집회 결사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님비현상으로 인하여 실제 행정 수행이 지연되기도 한답니다.
다만 시민들의 사회 참여가 적극적인 것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만큼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답니다. 지역주민들이 자신들의 생존권과 행복추구권 같은 권리를 주장하는 행위이니까요.
님비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정치와 행정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혐오시설 설치에 대한 확실한 지역 보상이 필요합니다. 더구나 그 절차는 민주적이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시민단체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 바나나 신드롬(BANANA syndrome)은 'build absolutely nothing anywhere near anybody'라는 영어 어구의 각 단어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바나나 신드롬은 때론 바나나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영어를 해석해보면 "어디에든 아무것도 짓지 마라"가 되겠죠?
바나나 신드롬은 님비현상과 유사하게 부정적 산업이나 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태도를 뜻하는 용어인데요. 님비현상은 자신의 지역에 유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현상인 반면에 바나나 현상은 해당 시설 자체의 설치를 반대하는 것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답니다. 그리고 바나나 현상은 기피하는 시설이 지역 훼손 시설이나 환경오염시설(쓰레기 매립지, 댐, 소각장 처리장, 핵폐기물 처리장 등)에 가까운데요. 보통은 님비현상처럼 자기가 사는 지역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고 혐오시설이나 유해시설이나 환경오염시설이나 비슷하기 때문에 님비현상과 거의 유사한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지요.
핌피현상과 임피현상 알아보기
핌피현상과 임피 현상은 역시 지역이기주의 현상이지만, 님비현상과 바나나 신드롬과는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 핌피(PIMPY) 현상은 'please in my front yard'라는 영어 표현의 약어입니다. 한국어로는 "내 앞마당으로"가 되겠죠? 핌피현상은 인기 있는 시설이나 수익성 있는 사업을 자신의 지역에 유치하고자 하는 태도를 뜻합니다. 보통 해당 지역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편의시설들이나 국가적 SOC 사업들을 따내려고 하는 모습에서 많이 보여집니다. 고속철도나 대형병원, 복합편의시설 등의 시설들이 들어오면 이른바 '땅값'도 오르고 자신을 포함한 지역주민의 삶이 보다 윤택해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지역이기주의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끼리 대립하기도 하는데요. 지역간 갈등이 심화되어 사업은 지연되고, 나중에는 양쪽의 주장을 조금씩 관철시키는 바람에 기존 계획보다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또한 대기업을 유치할 때도 핌피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지역이 결정되지 않았을 때는 후보지마다 대기업의 구미가 당길만한 조건들을 제시하지만, 특정 지역으로 결정되고 나면 해당 기업을 비난하거나 심하면 불매운동을 하는 등의 지역이기주의 행태가 발현되기도 합니다. 님비(NIMBY) 현상과 마찬가지로 지방자치제도가 강화될수록 자치단체별로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에 핌피현상도 심화되고 있답니다.
∇ 임피(IMFY) 현상은 'in my front yard'라는 영어 표현에서 나왔습니다. 핌피현상과 거의 동일하죠. 핌피현상처럼 자신의 지역에 이익이 될 시설들을 유치하려는 현상을 뜻한답니다. 핌피현상과는 조금 어감의 차이만 있는데요. 임피 현상은 세수원 확보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행정구역 조정이나 청사 유치와 같은 관할권 장악의 활동도 포괄하는 개념이랍니다.
님트현상과 님투현상, 그리고 핌투 현상은 또 무엇일까?
님트현상과 님투현상, 핌투 현상도 지역이기주의 현상인데요. 다만 지역 주민의 태도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의 태도를 표현하는 용어라는 점에서 다른 용어들과 구별된답니다.
∇ 님트(NIMT) 현상은 'not in my term'이라는 영어 문구의 첫 글자들을 딴 용어입니다. 자신의 임기 중에는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시설들을 설치하지 않거나 민감한 일을 하지 않으려는 현상이지요. 대번에 주민들로부터 인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국가적으로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지역에는 인기가 없는 혐오시설물이나 구조조정 같은 비인기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려는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를 비판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상적으로는 님비현상이나 핌피현상 같은 지역이기주의 풍조가 만연해지면 그것을 바로잡는 역할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수행해야 하겠지만, 오히려 그런 현상에 편승하여 인기를 누리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이런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이기적인 태도를 비꼬는 말이랍니다.
∇ 님투(NIMTOO) 현상은 님트(NIMT) 현상과 같은 의미입니다. 'not in my terms of office'의 약어인데요. 단어 약자만 다를 뿐, 재임기간 중에 인기 없는 일은 하지 않으려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복지부동의 태도를 뜻하는 동일한 내용이랍니다.
∇ 핌투(PIMTOO) 현상은 님투 현상의 반대말입니다. 'please in my terms of office'의 약칭이지요. 재임기간 중에 주민 선호 시설들을 지역에 유치하려고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규모 문화 시설이나 경기장, 고속철 같은 시설을 유치하면 지역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기 때문에 핌투 현상이 발생하는데요. 그런 시설을 유치했을 때의 수익성에 대한 타당한 근거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려는 행태를 비판하는 용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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